생활

사랑과 전쟁

나는왕자 2007. 10. 14. 14:37

“사랑과 전쟁”

“사랑과 전쟁”이라는 TV 드라마가 있다. 꽤 장수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간혹 이 드라마를 보게 되는데, 아픈 사연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짜증스럽기도 하다. 

 

지난 주에 방영된 “우리 엄마”편 역시 슬픈 사연이었다. 주인공인 희정은 5살 때부터 엄마 아빠의 얼굴을 모르고 자랐다. 아빠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엄마는 출가를 하므로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보살핌 아래 살다가 할아버지, 할머니마저 세상을 떠나자 고아원에서 자랐다. 희정은 어느듯 성년이 되었고, 생모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의 아픈 사연을 들은 도형은 그녀를 도와 주려고 하다 그녀의 남편이 되었고, 계속해서 생모를 찾으려는 희정을 돕는다. 어느 날, 희정은 그렇게 찾고 있던 생모가 자신의 남편인 도형의 의붓어머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임신까지 하였다. 그러나 생모는 딸을 찾았다는 기쁨보다는 아들들이 자신의 과거를 알게될 것을 더 두려워한다. 그래서 “도형이 형제는 아무 것도 모르니 너와 나만 알고 헤어지라”고 한다. 결국 희정은 병원을 찾아 유산을 하고 법원에 이혼 신청까지 하였다. 이유를 모르는 남편은 이혼을 하지 않으려 한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처음으로 떠올린 것은 “이런 일도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희정에게는 시어머니이자 생모이고, 남편 도형에게는 생모이다. 피가 서로 다른 남매 관계가 된 것이다.

 

두 번째 생각은 “일반 시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하는 것이었다. 희정과 도형은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고, 도형은 희정을 도우려 하였고, 어릴 때부터 어려운 일들을 많이 겪은 아내이기 때문에 집안에서 있을 수 있는 ‘고부 갈등’ 같은 문제들은 능히 극복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혼을 하려는 이유를 알고 싶어 하는데, 희정은 법정에서 “알아서는 안 될 진실도 있다”며 끝내 입을 닫는다. 어머니의 관심은 아들들이 자신의 과거를 알아서는 안 된다고 하는데 집중되어 있는 것 같았다. 평생 입을 다물고 시어머니로 모시고 살아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아무 것도 모르는 남편과 어머니와의 관계 때문에 희정이 선택한 이혼이 옳은 것인지...? 정말 시민들의 반응은 어떠할까? 궁금하기만 하다.

 

또 이런 이야기도 있었다.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서로 함께 하는 것만으로 행복했던 부부가 있었다. 남편은 야채 배달을 하며 밤늦게까지 열심히 일한다. 어느 날, 졸음 운전으로 인하여 교통사고가 일어나고 수술을 받게 된다. 이 과정에 수혈을 한다. 아내의 지극한 간호 덕분으로 일찍 퇴원을 한다. 퇴원 후, 어느 날, 남편은 자신의 지난날을 생각하며 헌혈을 하게 되었는데, 얼마 후, 혈액원에서 에이즈에 감염되어 있다는 전화를 받게 된다. 처음에는 아내를 의심하였으나 수혈로 인한 에이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남편의 억울한 사정을 알리고 싶었던 아내는 언론과 인터뷰를 하였는데, 엉뚱하게도 남편의 에이즈 감염 사실이 온 동네에 알려지면서 부부는 일자리마저 잃게 된다. 이 소식을 알게 된 친정의 부모는 사위에게 죽으려면 혼자 죽으라고 하며 딸을 데려가겠다고 하지만, 여자는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 것”이라며 남편과 함께 도망을 하고 남편을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다. 하지만 남편은 그런 아내를 보는 것을 괴로워하며 이혼구실을 찾아내려 한다. 이 경우는 결혼 생활 자체가 전쟁임에 틀림없다. 사랑과 전쟁은 거의가 사랑으로 시작하였다가 피나는 전쟁을 치른 후 이혼으로 끝나는 가정들이 주소제이다. 법원에서는 바로 이혼을 허용하지 않고, 다시 생각하고 대화할 수 있는 조정 기간을 준다. 그래서 이혼의 문턱에서 합의점을 찾아 살아가는 부부들도 있을 것이다.

 

대다수의 부부들은 가정을 잘 지키며 산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가정들도 많이 있다. 그 부부들도 처음에는 뜨거운 사랑으로 시작하였다. 그런데 왜 혹독한 전쟁을 치르고 또 헤어지는 것일까? 많은 경우, 부부간의 대화의 부족이 주원인이다. 싸움을 하드라도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은 두어야 한다. 대화라는 것은 내 이야기만 들어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에서 시작된다.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가를 알아야 한다. 성경에는 믿음과 소망과 사랑은 항상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도 사랑이 제일이라고 하였다. 이를 기억하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