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지고 있는 전쟁
어제는 6.25전쟁이 발발한 지 56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오늘에 와서 6.25전쟁은 우리에게 무엇일까? 이미 6.25는 많은 국민들의 뇌리에 남아 있지 않다. 전쟁을 경험했던 1세대들은 점점 세상을 떠나고, 반공교육을 받은 2세대들은 전쟁은 아무런 의미가 없고, 남북이 통일을 해야만 한다고 교육을 받은 소위 통일 세대들의 항변에 의해 침묵하고 있다. 오히려 6.25전쟁은 통일전쟁이었다고 하거나 미국이 개입하지 않았더라면 이 전쟁은 빨리 끝났을 것이다고 하는 이들도 있다. 한 번, 두 번 들을 때는 “어떻게 저렇게 말할 수 있느냐?”고 흥분하다가 세 번, 네 번 반복되어 듣는 동안에 “귀찮다”로 전락하고 “그럴 수도 있겠다”로 수긍하는 일이 일어난다. 통일을 주장하는 이들은 북한의 남침에 대해서는 함구한다. 그들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끼리”라고 하는 민족주의에 호소하므로 입을 닫게 한다. 언제부터인가 남북한 당국자들이 남한과 북한을 오가면서 여러 행사들을 했다. 그런데 그 행사에 우리나라의 국기는 사라지고 국적도 없는 한반도기와 인공기가 나부끼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놀라지 않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
자연히 6.25 전쟁은 잊혀지고 있고, 백과사전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한낱 고유명사로 전락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사전에서는 6.25를 "1950년 6월 25일 새벽을 기해 북한 공산군이 남북군사분계선이던 38선 전역에 걸쳐 불법 남침함으로써 야기된 한국에서의 전쟁"이라고 적어 놓고 있다. 이것은 역사이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종결되고, 한국은 일본의 불법적인 점령으로부터 해방되었다. 그러나 해방은 이 나라에 ‘분단’이라고 하는 아픔을 야기시키고 말았다. 북위 38도선을 중심으로 남쪽은 미군이, 북쪽은 소련군이 분할하여 이 나라의 건국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지만, 결국 이 나라는 서로 다른 이념의 길을 걷게 되었다. 북한에 진주한 소련 군정당국은 남북간의 왕래와 일체의 통신연락을 단절시켰다. 결국 북한에 진주한 소련 군정당국은 38도선을 남북을 가르는 정치적 경계선으로 만들었으며, 공산화통일이 보장되지 않는 어떠한 통일정부수립도 거부함으로써 한반도의 반영구적인 정치적 분단을 강요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1948년 5월 10일 38도선 이남지역은 유엔의 감시 하에 자유 총선거가 실시되어 제헌국회가 구성되었고, 1948년 8월 15일에는 대한민국의 건국이 세계만방에 선포되었다. 한편 소련군의 비호 아래 북한지역을 장악한 김일성 등 공산주의자들은 1948년 9월 9일 이른바 “흑백선거”에 의하여 북한지역에 독자적 공산정권인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을 선포하고 소련을 비롯한 공산 제국의 승인을 얻어냈다. 이렇게 조국의 분단은 시작되었다. 그로부터 2년 후, 1950년 6월 25일, 김일성은 소련당국의 비호 아래 남한을 기습적으로 침략했다. 3년간 이 땅은 피비린내로 진동했다. 전국토는 폐허화되었고, 막대한 인명피해를 내었다. 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잃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전쟁 포로가 되어 북으로 끌려갔다. 교회가 받은 상처 또한 크다. 이 전쟁은 세계의 관심거리였고, 16개 국가가 유엔군이라는 이름으로 참전해 희생을 감수하였다.
그러나 이 전쟁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기억하는 사람들은 점점 이 세상을 떠나고, 그것을 들려주는 사람도 없다. 들려주려고 하면 이상한 사람으로 여겨지고, 또 들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외국인들은 물론, 한국인들마저 이 전쟁을 기억하거나 회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너무 아픈 것이어서 거부하는 지도 모른다.
어제 장충체육관에서는 ‘6.25 제56주년 기념식’이 있었다. 그런데 이 기념식에 정부에서 국무총리가 참석하여 기념사를 했다고 한다. 총리는 6.25 기념사에서 “남침”이라는 단어를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것이 정부 당국자들이다. 최근 국회에서는 여당 위원들이 장관들 앞에서 나라를 걱정하고 있다고 한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6.25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우리의 역사이다. 역사를 잊어버리거나 망각해 버리는 나라나 백성은 소망이 없다. 절대로 잊지 말자. 6.25의 주범인 공산주의는 기독교의 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