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덕스토리] 이야기
[요덕스토리] 이야기
지난 9월인가 날짜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동료 목사님들과 함께 “요덕스토리”를 관람하였다. 남한 방송을 듣다가 발각돼 사리원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갔다가 1995년에 탈북한 정성산씨가 극본을 쓰고 연출을 한 “요덕스토리”는 북한의 정치범을 수용하는 요덕수용소를 주무대로 한 이야기이다.
요덕 수용소 15호 관리소에 남조선 스파이라는 누명을 쓴 아버지와 함께 공훈 무용수였던 <강련화>가 끌려온다. 그날부터 <강련화>는 짐승 취급을 당한다. 얼마 후 <강련화>는 수용소장인 <리명수> 대위와 사랑을 하게 되는데, 이 사실이 알려질 것을 두려워 한 두 사람은 탈출을 시도하는데 실패하고 만다. 세월이 지나 그들에게서 태어 난 아기 <리요덕>이 마지막 부분에서 “우리 아버지, 어머니가 보고 싶어요.”라고 애절하게 찾는다.
이 뮤지컬에서 나를 가장 감동시킨 것은 주제곡이었다. 가사를 다 기억 못하지만 “아버지, 남조선에만 가지 마시고 공화국 이곳 요덕에도 와주소서. 아버지 제발....”라고 혼신의 힘을 쏟아 부른 노래가 지금도 쟁쟁하다.
뮤지컬 “요덕수용소”는 북한의 인권의 실상을 알리는데 한 몫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북한에는 모두 12~15개의 정치범 수용소가 있고 그곳에 수감된 정치범은 20만 명에서 25만 명 정도이며 현재까지 처형된 정치범만 하여도 그 수는 약 15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수감자에게 공급되는 일일식량은 옥수수 500g과 소금 5/1스푼, 된장 3/1스푼이 전부이고 일 년 동안 한 벌의 옷만 공급된다고 한다.
수용소에 갇힐 수 밖에 없는 죄도 여러 가지이다. 수령의 사진을 잘 보관하지 못한 것 때문에, 이름조차 들어본 적 없는 먼 친척이 반동이었다는 이유로, 할아버지가 지주였고, 기독교인이었고, 6.25때 국군을 도왔다는 것 때문에, 남한의 노래를 흥얼거렸거나, 살기 위해 국경을 넘어 선교사에게 식량을 구했다는 것 등이 중대 범죄가 되어 수용되거나, 종파분자, 반당반혁명분자, 지주, 친일파, 종교인, 월남자 가족, 북송교포, 체제 전복기도자, 자유세계 동경자, 타락한 당 관료, 탈북기도자, 북한 유일사상에 위배된 자와 그 가족 전부는 모두 그들이 만들어놓은 수용소에 쥐도 새도 모르게 수감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그래서 <요덕>은 북한의 인권 내용을 알리는 대명사가 되고 있다.
김정일의 집무실과 화려한 별장을 제외하고 북한 땅의 그 어느 곳에도 온전한 자유는 없다. 그래서 탈북자들 가운데는 이러한 북한을 거대한 감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거대한 감옥 속의 특별감옥이 정치범 수용소이다.
도주하던 친구의 공개처형 된 주검에 침을 뱉고, 돌을 던지고 저주를 퍼부어야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곳, 뱀이나 쥐를 잡은 날이 최고의 행운으로 되는 곳, 살아있는 것 자체가 가장 큰 고통이고, 치욕인 곳, 자신의 생명을 저주하게 만들어 버리는 곳, 이곳이 바로 김정일이 만들어 놓은 북한 정치범 수용소이다.
어제(11/16) 저녁 뉴스에 요덕 수용소에서 여자분들이 인분을 나르고 있는 장면과 배추잎을 먹고 있는 장면이 나왔다.
이러한 북한의 인권 실상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된 것만 해도 다행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못마땅해 하는 이들이 있다. 북한의 인권이 알려지면 통일의 날이 더 멀어진다고 말하거나 북한에는 이런 일이 없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세계에 알려야 하고 도와 줄 것을 호소해야 한다.
유엔총회(제3위원회)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 우리 정부가 참여하기로 했다고 한다(11/17). 그나마 다행한 일이라는 생각을 한다.
정말 북한을 사랑하고, 북한에 있는 사람들(인민)을 사랑하고 살리고 싶다면 대한민국 정부가 먼저 나서서 세계에 호소해야 한다.
하지만 정작 소리를 질러야 할 우리 정부가 너무 잠잠했다. 오히려 인민을 볼모로 하여 핵실험을 하고 인권을 탄압하는 북한의 김정일 정부를 감싸 왔다. 오히려 직간접적으로 도와왔다.
엊그제 15일, 개최된 미국 하원의 북핵 관련 청문회는 한국 정부의 미온적인 대북(對北) 제재와 북한의 참혹한 인권 실상을 성토하는 자리였다고 한다. 강경 발언은 공화당 의원들보다 주로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나왔다고 한다. 지난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이후 우리 정부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미국의 대북 정책이 누그러질 것이라고 기대했던 것과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미온적인 한국의 정책에 대해 실망하고 있다는 표현을 서슴치 않았다고 한다.
교회만이라도 외치고 저들의 구원의 구원과 복음선교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
내가 본 앵콜 공연은 성공을 거두지 못하였다고 하였는데, 지금 <요덕스토리>는 미국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성공을 거두고 북한의 인권을 위해, 북한의 구원을 위해 수고하는 이들의 희망에 큰 불이 지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