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2월, 미국 최고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인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 제40회 슈퍼볼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어 큰 신드롬을 일으켰던 한국계 미국프로풋볼(피츠버그 스틸러스 소속) 선수인 ‘하인즈 워드’(Hines Ward, 1976년 3월 8일생)와 그의 한국인 어머니 ‘김영희’ 씨가 어제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조국에 도착한 소감을 묻는 기자들 앞에 "행복하다 "고 했다.
하인즈 워드는 미국의 슈퍼볼에서 우승을 하고 MVP로 선정된 뒤 인터뷰에서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다음과 같은 말로 표현했다. “지금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이 모두 어머니 덕분입니다.” “어머니는 저의 모든 것입니다. 영원히 사랑할 겁니다.” 자식으로서 당연한 말일 수 있다. 하지만 그의 말은 우리가 새겨볼만한 무엇이 있다.
그의 소년 시절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나날이었다. 30년 전에 그는 속칭 기지촌이라고 불리는 동두천에서 ‘워드’라는 주한미군과 ‘김영희’ 사이에서 태어났다. ‘하인즈’가 두 살 되던 해 이들은 미국으로 갔는데, 1년 만에 ‘워드’는 아내와 헤어졌고, 아들 ‘하인즈’ 마져 데려갔다. ‘김영희’는 아들 ‘하인즈’를 찾기 위해 법적 투쟁을 하는 3년 동안 ‘하인즈’와 헤어져 있어야 했다. ‘하인즈’를 찾은 후에는 먹고 살 길이 막막했다. 그래서 수많은 세월을 고통과 눈물로 지새워야 했다. 어머니는 하나뿐인 피붙이 ‘하인즈’를 의지하였고, 아들 또한 어머니를 의지하였다.
그러나 아들 ‘하인즈’는 혼혈아로 태어났다는 것 때문에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자랐다. 철들기 전의 그는 어머니에 대해서도 불평불만이었다. “하루는 엄마가 학교에 오셨는데 전 책상 아래만 보고 있었어요. 창피해서요.”라는 그의 인터뷰에서도 알 수 있듯, 초등학교 시절 피부색이 다른 어머니는 그에게 거부하고 싶은 존재였다.
이런 그가 ‘어머니의 아들’이란 별칭으로 불릴 정도로 어머니를 사랑하고, 또 한국을 사랑하게 된 동기는 바로 어머니의 눈물 때문이었다. “저의 태도를 보고 엄마가 차 안에서 우는 것을 봤어요. 그렇게 우시는 걸 보니까 너무 죄송했어요. 엄마에게 결코 상처를 주고 싶지는 않았으니까요.”
‘하인즈’는 언제부터인가 어머니가 오로지 아들인 자신을 위해서만 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그의 어머니는 새벽 4시에 일어나 하루에 16시간씩 일을 하며 하인즈의 뒷바라지를 했다. 낮에는 식당 종업원에서 호텔 청소부로, 밤에는 편의점 점원으로 하루에 세 번씩 자리를 옮겨가며 온갖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엄마를 보면 제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가 생겨요. 자신의 전 일생을 희생해서 제게 그만큼 해주셨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NFL 슈퍼볼 MVP로 선정된 하인즈 뒤에는 이역만리 타국 땅에서 오직 아들 하나를 키우기 위해 30년을 헌신하고 희생한 어머니의 뜨거운 눈물이 있었다.
하인즈의 어머니 김영희 씨는 현재 미국 애틀랜타 존스버러 침례교회(Jonesboro Baptist church)에 출석하고 있으며 매주 금요일 철야예배도 빠지지 않는 등 독실한 크리스천이라고 한다. 하인즈 역시 신실한 기독교인으로 경기 기간이라도 주일이면 꼭 교회를 찾아가 예배를 드린다고 한다. 이것은 그녀가 아들을 키우는 동안 하나님을 의지했고, 아들을 위해 눈물로 하나님께 기도했을 것이라는 것을 추측하게 해 준다.
우리는 가끔 자식을 위해 자신의 전생애를 다 바친 부모님, 특히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접한다. 그때마다 어머니는 참으로 위대한 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성경에 나오는 ‘요게벳’이라는 어머니는 이스라엘의 위대한 지도자가 될 ‘모세’를 키웠다. ‘한나’라는 어머니는 ‘사무엘’이라는 이스라엘의 영적 지도자가 될 ‘사무엘’을 키웠다. 교회사에 나오는 ‘모니카’라는 어머니는 5세기에 기독교를 빛나게 한 ‘어거스틴’이라는 인물을 키웠다. 이들은 한결같이 남이 보지 못한 것을 보는 영적인 안목이 있었다. 그리고 자식을 향한 뜨거운 사랑과 희생, 특히 남몰래 흘린 눈물이 있었다. 그 눈물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른다. 눈물의 자식은 결코 망하지 않는다.
하인즈 워드의 방한을 통해 음지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격려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그의 착한 마음이 변함없기를 바라며, 기독인으로서 많은 활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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