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괴된 사나이

나는왕자 2010. 7. 16. 17:46

나중에 안 것이지만 최근 극장가에서 유명세가 있는 영화 가운데 하나가 “파괴된 사나이”이다. 이 영화는 일상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유괴범과 딸을 유괴로 인해 잃은 아버지의 이야기로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들을 긴장하게 하였다.

 

줄거리

의사 지망생이던 주영수는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목회자의 길을 걷는다. 신도시 일산 지역에서 교회를 개척하였는데 열정적인 설교와 목회로 교회는 부흥하였다. 그런데 어느 날, 다섯 살짜리 딸 혜린이를 유괴범에 의해 잃어버린다. 주 목사 부부도 다른 부모들처럼 딸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며 경찰과 공조하여 수사를 하였으나 실패하고 사건은 점점 더 미궁으로 빠져 들었다. 어느 주일 주 목사는 일흔 번씩 일곱 번이라도 용서해야 한다는 설교를 하지만 자신과 하나님께 대해 회의를 느끼게 되고 마침내는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하고 교회를 떠난다. 그도 인간이라는 것을 잘 보여 주는 한 장면이었다.

 

그로부터 8년이라는 세월이 흘러가고 목회자의 길을 떠난 주영수는 의료기기를 판매하는 상인이 되어 있었지만 사업은 잘 안 되고 부도 위기에 처해 있었고 아내와는 별거 중에 있었다. 한편 그의 아내 민경은 혜린이가 살아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전단지를 가지고 경찰서로, 길거리로 찾아다닌다. 그러던 어느 날 민경은 낯선 남자와 걷고 있는 혜린이를 보고 뒤쫓다가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되고 만다.

 

밑바닥 생활을 하고 있던 영수에게 어느 날 소포가 왔는데, 그 안에는 혜린이의 머리카락이 들어 있었고, 유괴범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그 소리는 8년 전 혜린이를 유괴하고 돈을 요구했던 범인의 목소리였다. 유전자검사를 해 보라는 범인의 목소리를 믿을 수 없었지만 결과를 통해 딸 혜린이가 살아 있다는 확신을 하게 되고 범인은 영수에게 혜린이의 몸값으로 2억 원을 요구하였다. 먼거리에서 혜린이가 살아있음을 확인한 영수는 돈을 구할 수 없게 되자 식물인간이 된 아내의 산소호흡기를 멈추게 하고 보험금 5억 원을 수령하여 혜린이를 찾아 나선다. 결국 영수는 범인의 은신처를 찾아내고 혜린이를 살해하려는 범인과 일전을 벌인 끝에 범인을 살해하고 혜린이를 구출해 낸다.

 

6개월이 지난 후 경찰의 안내로 영수를 면회 온 혜린이는 영수에게 “나를 잊지 않았느냐?”고 묻게 되고 영수는 고개를 끄덕인다.

 

몇 가지 느낀 점을 적어 본다.

영화 “파괴된 인간”의 주인공은 자식을 유괴범에게 잃고 망가지는 주영수임에 틀림없다. 주영수는 자식을 잃은 후 목사를 그만두게 된다. 용서를 설교하다가 육두문자를 쓰고 교회를 떠났다. 그 후 그는 의료기를 판매하지만 만만치 않자 여러 가지 수단을 도모한다. 아내가 식물인간이 된 후에는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을 정도로 바닥으로 떨어진 생활을 하게 되고 아내의 인공호흡기마저 뽑아버리는 비정한 남편이 되고 말았다. 마침내는 범인을 살해하는 데까지 이른다. 그러나 주영수만을 파괴된 인간으로 보면 그것은 착각이다. 영화에서 말하고자 한 것은 주영수일지 모르지만 다섯 살짜리 어린아이를 유괴할 뿐 아니라 다른 많은 아이들까지 유괴하여 살해한 사람 역시 철저히 파괴된 인간이다. 평소에 그는 음향시설 기술자로 활동하는 평범한 사람으로 나타나지만 많은 어린이들을 유괴하여 살해한 사람이다. 유괴의 주목적은 돈이겠지만 유괴하는 동기가 뚜렷하지 않았다. “묻지마” 형태의 범죄를 저지르는 파렴치한이었다. 이 영화 “파괴된 사나이”는 쫓고 쫓기는 파괴된 두 사나이를 보여 주고 있었다. 한 사람은 묻지마 형태의 파괴된 사나이이고 한 사람은 귀한 딸을 잃어버리므로 파괴된 사나이였다.

 

또 하나는 딸을 찾고자 하는 부친의 마음을 알려 주는 것이었다. 딸을 잃고 망가졌지만 딸이 살아있음을 알게 되자 찾아 나섰다. 가장 감명 깊었던 장면은 경찰서로 면회 온 혜린이가 “나를 잃어 버리지 않았어?”라고 묻자 아버지인 영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자식을 잃고 하루도 잊지 않고 아파하는 부모들의 마음을 보여 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이 땅에서 유괴나 살해라고 하는 극단적인 범죄가 사라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 순간적으로 느낀 점 하나를 더 첨부하면 범죄하고 타락한 인간을 찾고 기다리는 하나님의 마음을 생각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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